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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의 단상

저작권 침해의 유혹

by 지경공유 2023.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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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한국사 강사가 다른 저자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습니다.

 

 

[단독] "고혈 짜낸 교재"라던 일타강사 이다지, 알고보니 '복붙' 표절

참고문헌 오류까지 그대로 실어…법원, 3000만 원 화해권고 결정 누적 수강생 180만 명을 기록한 한국사 스타강사인 이다지(38·여) 씨가 교재 표절 의혹을 인정하고 손해배상금을 물어준 사실이

n.news.naver.com

저작권 침해는 예전부터 있어 온 것이지만, 그 침해로 얻게 되는 이익이 갈수록 기하급수로 늘어나다 보니 문제가 더욱 크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수많은 블로그나 유튜브 채널에 존재하는 콘텐츠 중 저작권 침해 가능성이 보이는 것들이 많이 보입니다. 

블로거나 유튜버도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받는 세상에서는 저작권 침해 외에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의 가능성도 많이 보입니다.

블로그를 돌아다니다 보면, 클릭 오류를 일으켜 블로그를 정지시킨다든지, 비슷한 주제를 따라하며 구독자 수를 빼앗아 온다든지 등의 분쟁을 경고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수익 창출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다보니 이에 대한 분쟁도 증가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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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블로그 중에는 여러 기사를 짜집기하여 마치 자신이 취재한 듯한 기사를 만들어내는 것도 보입니다.

미국에서는 종종 기자들이 특히 프리랜서 기자들이 자신들이 작성한 기사에 대한 저작권을 주장하는 경우를 접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뉴욕타임스와 Tasini 사건에서는 기자들이 작성한 기사를 기자들의 허락을 받지 않고 디지털 형식으로 데이터베이스화할 수 없다고 보기도 하였습니다.

 

여기서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저작물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매우 판단하기 어렵지만, 남이 쓴 글, 남이 만든 영상들을 쉽사리 이용하는 것은 큰 위험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기사는 기자가 사실을 취재하여 자신만의 시각으로 재구성한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들을 조합하더라도 이를 독자적인 표현 방식으로 창조하였음이 인정된다면 저작물로 인정받게 됩니다.

따라서 인터넷 상의 수많은 뉴스에 기자들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작성하는 기사들은 기자 혹은 신문사들이 저작권을 가지게 됩니다.

물론 이 안에서도 치열하게(?) 표절 행위가 이뤄집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오로지 광고 노출 및 클릭 수 증가를 위해 사무실에서 다른 기자들이 쓴 기사들을 교묘하게 짜집기하여 마치 자신들이 작성한 기사로 배포하는 것을 방송한 것이 기억납니다.

 

많은 한계를 가진 이론이지만, 저작물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관련하여 미 연방대법원이 채택한 아이디어, 표현 2분법이 우리나라에서도 저작물 해당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자주 사용됩니다.

누구나 자유롭게 동시다발적으로, 혹은 시차를 가지고 동일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저작권은 특허와 같이 선출원주의가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독자적으로 창작한 것인지 여부를 중요하게 보는 것입니다.

따라서 누구나 알 수 있는 정보라고 하더라도 이를 자신만의 표현으로 나타낼 수 있다면 이는 저작물로 보호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신만의 표현이 아니라면 아이디어 수준에 불과하므로 저작물로 보호받을 수 없습니다.

 

가장 많이 문제되는 것 중 하나가 위 기사에서 언급하고 있는 학술적인 내용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기사에서는 '사료로 보는 동아시아사'라는 책의 저자들이 학원 강사의 교재를 문제삼은 것으로 보입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문제에 관하여 전문 분야에서의 보편적인 학술이론 등을 서술하고자 하는 교과서나 수험서와 같은 실용적 저작물의 경우, 그 내용 자체는 기존의 서적, 논문 등과 공통되거나 공지의 사실을 기초로 한 것이어서 독창적이지는 않더라도, 저작자가 이용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당 분야 학계에서 논의되는 이론, 학설들을 잘 정리하여 저작자 나름대로의 표현방법에 따라 설명하는 방식으로 서적을 저술하였다면, 창작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기사 내용이 사실이라면요.

자신이 읽어보니 아는 내용이어서 인용하여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나도 이렇게 표현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안일하게 생각한 것이죠.

수많은 사람들이 이와 같은 오류를 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논문 표절이 이뤄지기도 합니다.

 

공부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이를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핵심을 파악하지 못한 부분을 아는 척 하면서 콘텐츠로 만들어내는 것은 매우 부담스러운 지점입니다.

이러한 고민을 하지 않고 아무렇지 않게 타인의 저작물을 통해 재생산하는 척(!)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은 추후 큰 문제를 일으킬 것입니다.

 

콘텐츠 생산에 지금도 골치 아파가며 끊임없이 노력하는 수많은 잠재적인 저작자들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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