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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의 절차와 경험

재판부 갱신(판사 바뀌는 시기)의 계절

by 지경공유 2023.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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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2월은 법원의 인사 이동 시기입니다.

판사는 매년 2월 인사 이동을 하게 됩니다.

물론 고등법원, 지방법원 별로 인사 발표 시기는 좀 다르지만, 인사 이동 시기는 어느 정도 일치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매년 2월 하순경 재판부가 바뀌게 됩니다.

인사 이동에 대비하여 매년 11월을 전후로 판사의 지원서를 받기 때문에 지금쯤이면 이미 근무하고 싶은 장소와 법원을 적어냈을 것입니다.

 

이는 소송을 진행하는 사람에게는 매우 중요한 정보입니다.

각급 법원에서 사무 분담에 관한 회의를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사항 중 하나가 재판장 2년 원칙이라고 합니다.

하나의 재판부를 맡았으면 적어도 2년은 옮길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요즘에는 3년으로 늘리려는 경향도 있다고 합니다.

 

어쨌든 이렇게 되면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데 재판장이 바뀌게 되어 새롭게 재판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습니다.

바뀐 판사가 지금까지 진행된 소송 기록을 검토하고 앞으로 어떻게 진행할지, 어떻게 결론을 내려야 할지를 결정하는 데에 추가적인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증인 신문과 같이 판사가 직접 보고 듣는 경험도 매우 중요한 절차를 다시 할 수 없어서 재판부가 바뀌는 경우 지금까지 애쓴 부분에 관한 효과가 감소될 우려도 있습니다.

오랜 시간을 기다리면서 승소를 기대한 의뢰인 입장에서는 매우 답답한 심정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재판부가 바뀌는지 여부에 관하여도 소송을 진행하면서 신경을 쓸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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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가 바뀌는지에 관하여 몇 가지 징후(?)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담당 판사가 만약 근무하는 법원에 올해 왔다면 그 재판부를 내년에도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담당하는 재판부를 내년에도 유지할지는 쉽게 알 수 없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미 판사들은 자신이 내년에 다른 재판부로 혹은 다른 법원으로 옮겨야 한다는 사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맘때쯤이면 재판 진행에 속도를 조절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내년 재판부가 바뀌겠구나 하는 것을 나름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우선, 증인 신청을 받아들이는 경우 내년 3월 이후로 일정을 잡고자 합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도 판사가 직접 보는 것이 좋은 절차는 바뀌는 재판부에게 넘기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사건을 종결시키기 보다는 자꾸 더 할 것이 없는지, 이 부분이 좀 애매하다든지 하는 등의 절차를 계속 진행시키려는 의도(?)를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말 사건이 복잡하여 자칫 시간에 쫓겨 결론을 내다 보면 실수를 저지르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이런 의도를 내비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가장 확실한 징후는, 다른 사건들의 변론 기일을 대부분 내년 3월 이후로 잡는 것입니다.

1월에는 마무리할 수 있는 사건들만 진행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2월에는 판결 선고에 집중하겠다는 것이고요.

 

연륜에 걸맞는 경험을 가지고 있는 한 변호사가 법정에서 본인 사건을 기다리면서 다른 사건들의 변론기일을 쭉 들어보더니, 본인 사건의 진행이 시작되자 속히 종결을 구하고 해당 재판부에서 결론을 내주셨으면 좋겠다는 변론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의뢰인을 위하여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쓰는 것 같아 매우 보기 좋았습니다.

 

연말이면 법원도 이쯤에서 정리할 것이냐, 아니면 새로운 장을 열 것이냐를 고민하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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