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지하자금, 금융프로젝트, 특정물건 사업 등과 같은 말을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얼마 전, 2023년 8월 기준으로 시중에 풀린 돈이 8.8조가 증가하여 3개월 연속 상승 중이라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유튜브에서 미국의 CPI가 발표되는 날 비트코인 선물거래로 몇 억원을 순식간에 날리는 영상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숏폼으로 공유하면서 이를 보고 구독과 좋아요를 누르는 사람에게 감사하다는 멘트를 날리는 영상 제작자를 보면서, 몇 억원을 날려도 영상 제작을 통해 복구가 가능한가보다 생각이 들더군요.
세상에 흘러다니는 돈의 출처들은 저 따위가 예상할 수 있는 범위를 한참 넘어서는 영역의 것이구나 라고 다시 한번 곱씹어 보게 되었습니다.
사기 사건을 수임하다 보면 지하자금, 금융프로젝트, 특정물건 사업이라는 단어를 이따금 보게 됩니다.
일반인들은 대체 무슨 단어야 싶을 것입니다.
지하자금은 투명하지 않게 조성되어 유통되는 돈을 말하는데요
비자금, 불법수익 등 세상에 밝은 빛을 볼 수 없게 은밀히 숨겨 놓은 돈을 말합니다.
물론 공식용어는 아닙니다.
사기꾼들이 범행을 저지르면서 마치 뭔가 있음직하게 만들어놓은 전문용어(?)에 불과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사용되는 금융프로젝트는 지하자금을 세상의 빛을 볼 수 있게 대량 자금을 가지고 있는 자금주를 통해 쉽게 말해 돈세탁을 하는 프로젝트를 말합니다.
정말 쓰면서도 허무맹랑합니다.
사기 수법은 간단합니다.
1000억 원의 지하자금을 세상의 빛을 볼 수 있게 해준다고 가정해 봅시다.
움베르트 에코의 '제0호'라는 소설에도 나오지만, 더러운 돈을 세탁하려면 50퍼센트쯤 잃는 것을 각오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말로 500억 원의 검은 돈을 가져갈 수 있다는 유혹을 던질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자금주가 500억 원의 아무런 문제가 없는 자금을 유치한 서류(이마저도 유형화되어 보통 5종 서류라고 부릅니다)를 제공해주어야 합니다.
돈세탁을 위해서 필요하다는 명목입니다.
자금주에게는 그 대가로 500억 원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나머지 500억 원은 장래의 사기 피해자가 될 투자자들에게, 자금주를 찾아서 업무를 대행하여 줄 브로커에게 지급할 수수료를 지급하는 만큼 나눠줄 것이라고 꼬드깁니다.
그러면서 자금주의 존재를 믿도록 수백억 원이 입금된 통장을 보여줍니다.
문제는 정말로 수백억 원이 입금된 거래 내역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위조된 서류로 사기를 치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 수백억 원이 움직인 경우도 존재하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습니다.
대체 어디서 수백억 원이 모였길래 이틀 사이에 수백억 원이 하나의 통장에 이체되었다 나가는 것인지 무척이나 궁금하였지만, 의뢰인도 전혀 이를 알 수 없었고 저도 사건이 진행되는 동안 전혀 이를 파악할 수 없었습니다.
시중의 유동성이 얼마나 풍부하길래, 범죄수익을 모아서 저런 큰돈을 만들어낸 것인지 아니면 정말 돈이 많은 사람을 섭외한 것인지 궁금하였지만, 이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제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요즘 청소년들은 1억 원은 마치 언제나 벌 수 있는 돈처럼 여긴다고 합니다.
시중의 유동성이 뉴스처럼 조단위로 풍부하게 증가하고 있으니 그럴만도 한 것 같습니다.
그만큼 사람들의 허무맹랑한 탐욕은 걷잡을 수 없는 정도로 커져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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