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휴정기

법원은 하계, 동계 2차례에 걸쳐 휴정기를 갖곤 합니다. 

올해는 지방법원의 경우에는 지난 주부터 이번 주까지, 고등법원은 다음 주까지 휴정기에 있습니다.

 

물론 휴정기에 일괄적으로 모든 재판부가 재판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저만 해도 이번 주에 재판이 하나 잡혀 있습니다...

판사는 일이 밀려서 그랬겠지만, 거기 속한 참여관, 실무관은 물론이고 변호사인 저도 그날 당연히 법원에 출석하여야 합니다.

 

휴정기라는 말을 들으면 법원 자체가 문을 열지 않는 것이냐고 묻는 사람들이 정말 많습니다.

아쉽게도(!) 법원은 공휴일이 아닌 이상 문을 닫지 않습니다.

휴정기는 말그대로 법정이 쉬는 시기일 뿐입니다.

재판부에 속해 있는 공무원들은 이 시기에 밀린 서류 정리, 민원 처리 등을 하고, 판사들은 밀린 사건들을 정리합니다. 

통상 1주일 정도는 휴가를 가지려고 노력하는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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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을 하지 않을 뿐, 국가기관이 재판 외에 담당하는 업무는 그대로 진행됩니다.

그래서 재판부에 속해 있지 않은 공무원들의 일반 업무는 휴정기와 관계없이 처리됩니다.

게다가 범죄자들도 하루가 멀다하고 잡혀오기 때문에 구속 관련 심사 등은 휴정기와 상관없이 계속됩니다.

 

2주 정도 여유가 생기는 것 같지만, 실질은 그렇지도 않습니다.

법원의 경우에는 2주의 휴정기 이후 바로 재판에 들어가면서 판결을 선고하려면, 판결 선고 1주일 전부터는 판결문을 작성하기 바쁘기 때문에 사실상 1주일 정도의 여유가 생기는 것에 불과합니다.

변호사들도 휴정기가 끝나자마자 열리는 기일에 제출해야 하는 서류들을 작성하려면, 실제로는 휴정기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오늘도 휴정기 이야기가 나왔는데, 의뢰인이 그럼 요즘 쉬시겠네요 라고 이야기를 하길래,

제가 설마요 지금도 통화하면서 일을 하고 있지 않냐고 너스레를 떨었더니 

아 그렇네요 라고 같이 웃어주시는 의뢰인이 고마우면서도

수첩을 보니 당분간 휴가는 글렀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