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업 관계인지 여부가 가져오는 파장

 

대여와 투자의 구별

작년에 올린 포스팅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돈 문제가 생겼을 때 가장 많이 하는 논쟁 중 하나입니다.

오늘은 또다른 식상한(?) 논쟁을 다뤄볼까 합니다.

바로 부동산을 돈을 모아 샀는데, 이것이 동업이냐 아니면 그냥 돈을 모아 산 것이냐의 문제입니다.

 

제가 다뤄봤던 사건들 중에는 4-5명 정도가 모여 부동산을 사서 수익을 남기고, 또다른 부동산을 사서 수익을 남기고, 그러다보니 나도 껴줘 하면서 세를 불려나가보니 열댓명 정도가 모여 있는 경우, 이것이 조합이냐 아니냐에 관한 것이 있었습니다.

결론은 말씀드릴 수 없지만(그닥 흥미로운 부분도 없습니다), 세상에 이런 경우는 정말 많습니다.

 

우선, 대여와 투자와 마찬가지로 "동업계약서"라고 이름만 정해놓는다고 동업이라고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유의하여야 합니다.

대법원은 부동산 매수와 관련하여, "부동산의 공동매수인들이 전매차익을 얻으려는 '공동의 목적 달성'을 위하여 상호 협력한 것에 불과하고 이를 넘어 '공동사업을 경영할 목적'이 있었다고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이들 사이의 법률관계는 공유관계에 불과할 뿐 민법상 조합관계에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즉, 단순히 공동의 목적만 있어서는 부족하고, 특정한 사업을 공동 경영할 목적이 인정되어야 동업, 즉 조합으로 인정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상가 점포소유자들 중 일부고 구성된 상가활성화위원회가 조합으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본 사례가 있습니다.

전매차익을 노린다고 하여 조합으로 보기 어렵지만, 토지형질변경 등을 통해 가치를 증대시킨 뒤 전매차익을 취득하기 위한 사업을 위한 목적이 인정되면 조합으로 인정한 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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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부동산에 공유 등기를 마쳤다고 하여 동업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예를 들어 친인척들이 모여 웨딩홀을 샀는데, 각자 명의로 공유지분등기를 한 사안에서, 공동 소유, 출자 및 조합지분, 이익금 정산 등에 관한 내용 등 여러 제반사정을 이유로 동업 관계에 있어 조합으로 인정한 사례가 있습니다.

 

 

그럼 동업 관계로 인정될 때 생기는 장점(?)을 하나 말씀드릴까 합니다.

동업자들 중에는 꼭 문제아가 있기 마련입니다.

빚이 많은데 돈 되는 사업마다 끼어들어 동업자들을 나중에 난감하게 하는 사람말이죠.

특히 이런 동업자가 파산에 이를 지경이 되면, 그 동업자의 채권자들이 동업 재산을 확보하려고 온갖 법적 조치를 취하려고 달려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조합체가 부동산을 취득하였다면, 조합원들 명의로 공유등기를 하였더라도 조합원들이 아닌 조합 소유의 재산이므로, 조합원들 중 1인이 조합에서 탈퇴하면서 자기 명의로 된 지분을 다른 조합원들에게 넘겨주더라도 사해행위가 되지 아니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즉, 위에서 문제가 된 동업자가 자기 명의로 일부 지분을 가지고 있었는데, 자신의 채권자가 지분을 빼앗으려 하자 다른 동업자들이 자기들한테 넘기고 나가라고 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입니다.

동업관계로만 인정받게 된다면(조합으로 인정된다면), 문제아인 동업자가 자기 명의 지분을 다른 동업자들에게 넘기더라도, 문제아인 동업자의 채권자가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만약 동업관계로 인정되지 않으면, 문제아인 동업자의 재산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만약 그 지분을 이전받게 되면 채권자취소소송이라는 제도를 통해 그 지분을 뱉어내야 하는 상황이 오게 됩니다.

 

이게 장점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재산을 지켜내는 측면에서만 보면 동업관계로 인정받는게 더 좋다고는 할 수 있겠네요.

사건 처리를 하다보니 떠올라 한번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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