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영장실질심사 심문예정기일 연기 가능 여부 관련

구속영장실질심사 심문예정기일을 연기해 달라는 의뢰를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변호사의 업무 중에는 매우 곤란한 부분을 몸으로 때워야 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 중 하나가 수사기관이 구속영장을 신청하여 법원이 영장실질심사를 위하여 심문예정기일을 잡았는데, 의뢰인이 도저히 정해진 심문예정기일에 출석할 수 없다고 하여 변호사에게 심문예정기일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하는 것과 관련된 업무입니다.

 

과거에는 검사가 사실상 구속 여부를 독점적으로 결정하였다고 합니다.

1990년대 중반에 이르러서야 겨우 법원이 검사의 구속영장 신청에 대한 판단 권한을 확보하기에 이르렀는데요.

아직까지도 검사가 구속영장을 신청하면 대부분은 법원에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지만, 얼마 전 이재명 국회의원과 같이 기각되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검사의 구속영장 신청을 법원이 기각하였다고 하여 피의자가 무죄라고 법원이 판단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다만 아직도 과거와 같이 검사가 사실상 구속 영장을 신청하면 법원은 이에 도장만 찍어주던 시절을 경험한 국민들이 많기 때문에, 여전히 검사의 구속영장 신청이 기각되면 사실상 무죄를 가리키는 것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어쨌든 체포가 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계속 경찰에서 수사를 받다가 경찰이 구속영장을 검사를 통해 신청하게 되어 영장실질심사 기일이 잡혔는데, 여러가지 이유로 도저히 그 날엔 참석할 수 없으니 영장실질심사 기일을 연기 신청할 수 없냐는 상담을 하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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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문예정기일이라는 개념은 법원이 연기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다소 기술적인 개념이 가미된 부분이기는 합니다.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수사기관과 법원이 사실상 하나인 것처럼 보이겠지만, 수사기관이 하는 일을 법원이 직접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고, 법원이 하는 일을 수사기관이 직접 파악할 수 있는 방법도 전혀 없습니다.

수사기관은 행정부 소속이고, 법원은 사법부 소속이니 아예 다른 기관이라 그런 것입니다.

그래서 수사기관이 피의자를 구속시켜서 수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여 법원에 구속영장을 발부하여 줄 것을 신청하게 되면, 법원은 수사기관이 피의자를 데려온다는 것을 전제로 심문예정기일이라는 것을 잡게 됩니다.

그야말로 예정기일에 불과하기 때문에 수사기관이 피의자를 법원에 데려오지 못한다면 심문예정기일은 없었던 것이 된다는 의미에서 용어를 이와 같이 정해놓은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법원이 심문예정기일을 연기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판단 권한을 가질 수 없게 됩니다.

 

오로지 수사기관이 피의자를 법원에 정해진 심문예정기일에 데리고 갈 수 있는지만 문제되기 때문에 피의자가 정해진 심문예정기일에 도저히 출석할 수 없다면 수사기관과 협의하여 심문예정기일을 뒤로 미루는 방법 밖에는 없습니다.

문제는 수사기관이 피의자에게 그런 엄청난 호의(?)를 베풀리가 없다는 점입니다.

일단은 구속시켜 놓고 편하게 수사하기 위하여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것인데, 일정 타령 하면서 심문예정기일을 연기해달라고 하면 수사기관이 절대 받아들여주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 변호사는 어쩔 수 없이 의뢰인에게 자신이 혼자 법정에 출석하겠다고 말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영장법정에 가서 의뢰인이 불가피하게 불출석하였으니 다음 예정기일을 잡아달라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1번 불출석 하였음에도 또 안나온다든지 등의 행위를 하는 경우에는 불출석한 상태에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처음에는 일단 수사기관에 피의자와 잘 협조하여 기일을 잡고 다시 영장을 신청하라고 하게 됩니다.

 

법정을 나서면서 수사기관은 담당 변호사를 원망하는 눈초리로 바라봅니다.

담당변호사는 수사기관에 그저 죄송하다고 다음 기일로 협의하여 정해보자고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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