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지수의 급락으로 관련 ELS 상품의 원본 손실 문제때문에 경제당국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는 뉴스가 많이 보입니다.
최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에서 규정하는 집합투자재산 운용시 선관주의 의무에 관한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도 했지만(이는 집합투자재산을 운용하는 부분에 관한 것으로 이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 이전에도 자본시장법이 규정하는 집합투자상품의 불완전판매에 관한 부당권유금지 의무 위반 등에 관한 판결이 있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러한 판결들은 2020년 제정된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제정되기 전의 것이기도 하고, 문제되는 상품이 다르기도 하며, 2021년 발행된 ELS 상품은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제정된 이후의 문제이기 때문에 금융소비자보호법 제33조에 따라 설치되는 금감원 내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의 결론이 주목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금융권의 불완전판매 vs 금융 문맹의 자기책임원칙
DLF 상품의 손실 분쟁이 금감원에 의해 조정된지 얼마 되지도 않은 듯 한데, 이번에는 ELS 상품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보통 펀드라고 불리는 집합투자기구를 통한 집합투자상품들에 관해서는, 자본시장법이 크게 투자권유단계와 투자운용단계로 나누어 부당권유를 금지하는 등의 의무 뿐만 아니라 자산운용에 관한 선관주의의무, 충실의무 등을 부담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두 단계로 나누어 의무 위반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2023년 11월 선고된 대법원 판결에서는 투자운용에서 잘못된 결정을 하였음이 인정되어 일부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다는 판단이 이뤄지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ELS 상품은 지수에 연계하도록 하다 보니 운용에 관한 부분은 통상 문제되지 않고, 가입에 관한 부분에서 주로 문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상품을 선택하여 가입하는 단계에서 금융소비자보호법 제4장 제13조 이하에서 규정하는 의무를 준수하며 설명을 하였는지가 주된 쟁점입니다.
그런데 상품을 설명하고 가입을 권유하는 단계에서 금융상품판매업자가 법이 정하는 의무를 어느 정도로 준수해야 하는지, 실제 손해를 어떻게 산정할 것인지도 추가적인 쟁점으로 매우 판단이 어려운 부분입니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정한 의무가 최소한으로만 준수하면 되는 것인지, 가뜩이나 약관이나 판매원의 설명을 대충대충 듣는 소비자들에게 어디까지 판매 의무를 이행하여야 하는 것인지, 대충 들은 소비자들의 과실은 몇 퍼센트의 비율까지 인정해야 할지 등등 현재 여론에서 문제 삼고 있는 부분들이 그대로 법적인 쟁점으로 등장할 것입니다.
문제는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라 전 판매 과정의 녹취가 이뤄지고 있다고는 하나, 소비자들이 이를 열람하는 부분에 대한 제도적인 미비점이 드러나고 있다는 데 있는 것 같습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ELS 상품의 소비자들이 상품 가입 후 이익이 발생하는 것을 보면서 추가적으로 자금을 투입한 점을 지적하며, 소비자들이 수익을 보다가 손실을 보니 이제 와서 국가에 구제를 요청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핵심은 상품 가입시 설명 의무를 준수하였는지에 있지, 그 이후 이익을 보다보니 자금을 투입하였다는 부분은 부가적인 측면에 있다고 보여집니다.
자기책임의 원칙도 상품의 가입 시점을 놓고 이야기하여야 하고, 추가로 자금을 투입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별개의 선택권 행사인지, 아니면 상품의 최초 가입과 동일선상에서 이뤄진 선택권 행사인지도 따져봐야 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소비자들이 녹취 파일을 열람할 수 있는 권한을 일정 요건 하에서 마련하는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할 것입니다.
누군가를 탓하는 여론 형성은 사람들에게 흥미를 불러일으키지만, 정작 분쟁 해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살펴보아야 할 쟁점을 흐트리는 역할만 하는 듯 합니다.
나에게도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는 시각으로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질문은 메일로 하여 주세요(주소는 공지사항에 있습니다).
참고로 지인의 딸 영상인데요.
도전에 관한 열정적인 설명이 인상적이기도 하고요.
재미없는 블로그에 조금 활력이 되지 않을까 싶어 동의를 얻고 링크 공유해드립니다.
https://www.instagram.com/reel/C2tdBdopgJn/?igsh=bTlwaXlvaWl0ZHl4
'일상에서의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술금지명령과 법원의 고민 (51) | 2024.03.07 |
---|---|
재건축 사업 공사비 갈등을 보면서 (101) | 2024.02.13 |
재건축 시장에 대한 단편적인 생각 (112) | 2024.01.24 |
AI와 공존하는 법조 시장의 변화 (106) | 2024.01.17 |
홍콩 여행을 다녀왔습니다(2). (113) | 2024.0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