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사이에 가족 행사는 각자 알아서 한다는 합의(이혼 소송 관련)

이혼 소송 중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각자 가족 행사는 알아서 한다, 참여하지 않는다, 각자 부모님과 왕래하지 않는다' 등의 조항을 둔 서류를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부 사이에 싸움이 많아졌는데 그 원인이 부부의 각 부모님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습니다.

혹은 부부의 다른 가족들 때문에 발생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만 그렇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제가 알기로는 전세계가 다 그런 경향이 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는 유독 좁은 땅덩이에다가 자식들이 부모와 같은 지역에 사는 경우가 매우 많아서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는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특히 베이비부머 세대가 서울에 와서 취직을 한 이후 그 자식들이 결혼을 하고 있는 요즘 시기에는,

부모와 자식이 서울에 같이 사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조부모가 지방에 살고 있지만, 그 이후 세대인 부모와 자식들은 서울에 살고 있는 경우가 많아졌죠.

 

그렇다 보니 부모와의 각종 행사에 부부가 된 자식들이 일일이 참석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생신, 결혼기념일, 어버이날 등 이래저래 다 챙기면 최소 한 달에 한번은 행사가 있는 꼴이겠네요.

가뜩이나 불편을 느끼는 사람에게는 매우 힘든 상황일 것입니다.

그런데 가족 사이 일이라, 알고 결혼했더라도 자신의 배우자가 너무 불편해하는 티를 내면 어쩔 수 없이 싸우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이런 일들이 누적되다 보면, 결국 이혼 소송까지 불사하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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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막상 이혼을 하려하니 서로에 대한 마음이 그 정도는 아니고, 각자 가족 행사만 알아서 해주면 둘 사이는 크게 문제 없을 것 같다는 마음이 들어서, 이혼소송을 취하하기로 하면서 '각자 가족행사가 있어도 알아서 한다, 참석하지 않는다, 각자 가족 간 왕래하지 않는다' 등의 내용으로 합의를 하면서 어길 경우 어기는 사람이 손해배상의 의미로 위자료를 주고, 재산분할은 어떻게 하기로 하는 등의 내용으로 서류를 작성해놓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미워도 다시 한번인데, 그래도 가족 간 행사와 같은 다시 겪기 싫은 고통은 막자는 취지겠죠.

문제는, 이런 상황이 다시 또 벌어진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혼을 하게 되었는데, 위 합의대로 하려니 도저히 아까워서 그대로 따를 수 없는 마음이 든다는 것입니다.

다시 돌이키기 위하여 어떻게든 합의하려 하다 보니 불리한 합의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인 사람이 분명히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그런 경우 변호사들은 이혼소송에서 가족 간 왕래하지 않는다는 합의는 공서양속에 반한다 혹은 어쩔 수 없이 궁박 상태에서 작성한 것이다 라는 주장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법원이 이러한 합의를 무효로 보는 경우를 저는 아직까지 보지 못했습니다. 

설령 그 내용이 약간 이상하더라도 위와 같이 합의하면서 위자료, 재산분할, 양육권 등에 관한 합의를 미리 해 둔 것까지 무효로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대부분 하는 것 같습니다.

 

명절이 지나면 이혼 관련 상담이 항상 증가합니다.

이혼에 관한 합의도 엄연히 계약 중 하나입니다.

뭐든 신중하게 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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