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를 바꿔야 하나 혹은 바꾸고 싶다는 생각..

소송을 진행하다 보면 변호사가 내 편인지, 나를 질책하는 사람인지 착각이 들 때가 많다고 합니다.

변호사 입장에서는 이야기하기 굉장히 어려운 주제입니다.
변호사를 바꾸고 싶은 생각을 하는 분들이 정말 많은 것 같습니다.
지인들 중에는 자신의 사건 기록을 들고 와서는 담당 변호사가 잘 하고 있는 것인지 좀 봐줄 수 없냐는 부탁을 하는 분들도 꽤 있습니다. 전화로 묻는 경우는 다반사고요.
제 속마음은 '차라리 나한테 맡기면 될 일을 왜 이렇게 하는 거지?' 입니다.. 
법원은 변호사가 상인이 아니라고 하지만, 엄연히 저도 사업자 등록을 하고 법률서비스를 제공하여 돈을 받는 사업자이니까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대체 어떤 상황이길래 이런 것일까 궁금증이 들기도 합니다.
시간이 없을 때는 정중히 거절하지만, 하필 공교롭게도 재판이 연기되었거나 상담이 취소되었거나 최악의 무기력증에 시달려 의자에 머리를 기대고 그저 멍하니 쉬고 있는데 그런 연락이 온다면 무슨 이야기인지 들어나보자 하였다가 블랙홀로 빠져들어버린 경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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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뢰인을 질책하는 변호사는 개인적으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형사소송규칙 제147조 제2항은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재판장은 판결을 선고하면서 피고인에게 적절한 훈계를 할 수 있다." 
판사에게 주어진 권한이죠.
변호사들에게 이런 권한은 없습니다.
변호사가 의뢰인을 책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소송의 승패로부터 조금이나마 자유로워지고 싶어서입니다.
물론 무조건 이길 자신이 있기 때문에 의뢰인에게 자신감을 표출하다 보니 그런 경우도 있고, 진짜 미운 의뢰인(?)을 만나서 그런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알고 있는 경우의 다수는 이길 수 없는 재판을 맡아 놓고 소송이 결론을 향해 달려 갈 때쯤에는 의뢰인이 뭔가 잘못해서 지금 상황이 매우 안 좋다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변호사가 소송 수행을 잘못 하여 지는 경우도 왕왕 있습니다.
우스갯소리로 '상어' 변호사라고, 변호사들의 잘못을 캐고 다니면서 변호사를 상대로 소송을 거는 것을 주된 업무로 삼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대부분 변호사들이 저런 태도를 취하는 것은 사건 자체가 애당초 이길 가능성이 적은 경우에 해당할 때가 많습니다.
변호사가 지는 사건을 왜 수임하냐 라고 물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소송 수행에 따라 1억 원을 갚아야 할 것이 6천만 원으로 줄어들기도 하기 때문에 변호사를 잘 선임하여 소송에 대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의뢰인은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임을 알면서도 소송에 대응하기 위하여 변호사를 선임하기도 하고요(형사사건은 너무나 그렇죠).
그래서 변호사들 중에는 어짜피 질 것인데 왜 이렇게 나를 피곤하게 하느냐 라는 태도로 나오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저도 무의식 중에 그런 태도를 취한 적은 없는지 뒤돌아보게 됩니다.
이런 태도는 잘못된 것입니다.
질 것 같으면 그 상황을 명확히 설명하여 주고, 최선의 방어 전선을 어느 선에서 구축하도록 하겠다는 변론의 방향을 분명히 의뢰인과 설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주 이상적인 이야기죠.
사건 수임하기 바쁜데 저런 이상적인 변론의 방향은 언제 설정하냐고 따져 물을 변호사가 많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변호사를 위하여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변호사를 정말 심사숙고하여 선임하였는데 저런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을 목격한 의뢰인들에게 변호사를 교체해야 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조그만 팁을 드리고자 함입니다.
다만 변호사를 바꾸는 것을 실행하기 전에 의뢰인으로서 자신이 사건에서 유리한지 불리한지, 어느 선을 마지노 선으로 정할지 분명히 정하고 있는지를 먼저 판단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 이 글의 목표입니다.
그 선이 정해져 있다면 변호사를 선임할 때 그에 관한 상담을 충분히 거쳤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선이 정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변호사가 책망하는 태도를 보인다면 그 변호사는 책임감이 없는 변호사일 것 같습니다.
반면 그런 선조차 정하지 않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혹은 아무 생각 없이 변호사를 선임하였다면 그 책임은 의뢰인에게도 있을 것입니다.

변호사를 교체하는 방법은 매우 쉽습니다.

변호사에게 연락하여 사임하여 달라고 이야기하면 됩니다.
진행 정도에 따라 수임료를 일부 반환해주는 경우도 많지만 그 부분은 제가 여기서 이야기하기 곤란한 부분입니다.
다만 공판 기일이든 변론 기일이든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변호사를 교체하는 경우 바뀐 변호사가 재판을 준비하는 것도 어렵고(물론 기일 변경 신청을 하는 방법도 있지만 재판부에서 받아줄 지 받아주지 않을지는 그 상황에 따라 매우 유동적입니다), 자칫 돈만 날리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질문은 메일로 하여 주세요(주소는 공지사항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