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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의 단상

나홀로 소송에서 걱정된다는 사항들

by 지경공유 2023.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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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없이 나홀로 소송을 하는 사람들은 별의별 걱정을 다 합니다.

지난 번 포스팅에서도 말씀드렸듯이 형사 약식 사건이나 필요적 변호사건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등 여러 사건에서 변호사에게 사건을 의뢰하지 않고 소송에 임하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민사 사건에서도 소액 사건의 경우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고 소송에 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행정 사건에서도 심지어 항소심까지 변호사 없이 소송에 임하는 대단히 뜨거운 의욕을 불태우는 분들도 많습니다.

 

나홀로 소송을 여러 번 경험한 분들은 나름 잔뼈가 굵어서 법원의 소송 지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한풀이(?)를 마음껏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법원에 내가 평생 방문할 일이 있을까 라고 생각하던 분들이라서 그런지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이 신경쓰이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아는 변호사가 있으면 법정에서 이래도 되냐 저래도 되냐를 묻고는 합니다.

그 중 몇가지를 이야기해볼까 싶습니다.

우선, 법정에 출석할 때 복장은 단정하면 충분합니다.

어느 형사 법정에서 불구속으로 재판받는 나이가 꽤 어린 피고인이 플리플랍(쪼리)을 신고 온 것을 봤습니다.

나중에 담당 판사에게 들었는데, 지명수배 되어 있는 피고인이었는데 가뜩이나 재판 진행에 어려움이 있어서 고민 중인 관계로 법정 구속시킬까 하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저런 정도의 무례함만 아니라면 상관없습니다.

어떤 판사가 한 신문에 법정에 판사가 법복을 입고, 변호사는 정장에 넥타이를 매는 것이 관행이 된 것은 어쩌면 복장 때문에 재판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을 막는 것에 오히려 도움이 되는것이 아닌가 싶다는 취지로 쓴 글이 생각납니다.

중고등학생들이 오히려 교복이 없어서 학교에 무엇을 입고 가야할지 고민이 된다는 내용의 인터뷰를 한 기사도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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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에 제출하는 서면에 이래저래 색깔로 강조하는 표시나 밑줄을 치는 것은 굳이 하지 않아도 됩니다.

법원에 제출하는 의견을 적은 서면에 재판부가 꼭 읽어주었으면 하는 내용에 색깔 처리를 하거나 밑줄을 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꽤 높은 비율로 변호사들도 많이 사용하는 방식인데요.

재판부에서는 사실 별로 좋아하는 방식은 아니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직전 포스팅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당사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실제 재판부가 보기에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오히려 재판부에서 서면을 정독하는 것을 방해하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색깔처리 된 부분이나 밑줄 친 부분에 눈이 가다 보니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는 경우가 생겨서 이를 나중에 발견하면 그 서면이 그 자체로 짜증나는 대상이 된다고도 합니다.

재판부가 이러한 방식을 굳이 제지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 변호사에게 소송 진행 중에 면전에다 색깔로 처리하거나 밑줄 치지 말라고 하는 판사도 본 적이 있습니다.

 

재판부가 짜증이 났다고 하여 불리한 판결을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판결을 받고 난 후 그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에 대한 각종 이유를 찾을 때 이런 아주 어이없는 사소한 잘못을 아주 큰 이유로 삼는 일은 없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재판 중 판사가 지시한 사항, 질문한 사항은 나와서 반드시 메모할 필요가 있습니다.

재판을 다녀온 뒤, 판사가 뭐라뭐라 물어봤는데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그냥 기다려도 되겠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본인의 사건인데 어찌 이렇게 무심할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나홀로 소송일수록 재판부에게는 조금이라도 챙겨주려는 마음이 들기 마련입니다.

당사자들은 이것을 모르고 변호사 없이 재판에 임한다고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패소라는 결론이 뻔히 보이는 사건을 굳이 끌고 가야겠느냐는 취지에서 이런저런 질문을 하는 경우도 있고, 잘만 증거 제출하면 이길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 부분이 없어 아쉽다는 차원에서 이런저런 질문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을 제대로 잡아내지 못하고 그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았다는 등의 마음만 품고 정작 자신이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지 중요한 단서가 될 판사의 질문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변호사들 중에도 이 부분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여 상사에게 질책을 받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판사의 이야기는 그만큼 매우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법정에서도 열심히 메모하고 모르면 다시 질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못 알아들었으니 한번 다시 이야기해달라고 하면 판사에 따라서는 짜증을 내기도 하겠지만 어쨌든 알려줄 것입니다.

법정까지 갔는데 판사의 약간은 짜증어린 태도 한번 못받아주겠냐는 마음으로 끈질기게 물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나홀로 소송을 하는 많은 분들 힘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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